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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Grand Mint Festival 둘쨋날 간단정리

GMF 2010 첫째날의 폭풍이 지나가고 이제 2일차, 약간 피곤했지만, 전날 귀가 호강해서 그런지 나름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오늘은 어제 들어가지 못한 수변 무대 ‘Loving Forest Garden’에 꼭 들어가야 하니까~ ‘가을방학’ 공연은 꼭 봐야지...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보려면, 살짝 몸을 덥혀주는게 인지상정. 하이트 한 캔 쭉! 한효주씨, 건배~ 

어제는 미친듯이 복작거렸던 수변 무대. 행사 도우미에게 들어보니 비교적 널럴하다고. 같이 간 일행 대신 자리 맡으러 들어가니, 널럴하긴 개뿔… 이미 자리는 완전 만석이었다. 그나마 비어있는 한 쪽은 벌써부터 햇볕이 쨍쨍… 거기서 앉아 있으면 공연 보기도 전에 짜증나겠지? 그냥 스탠딩으로 보는 수밖에… ㅋㅋ


계피의 목소리는 거의 레코드와 똑같을 정도였다. ‘브로콜리너마저’에서 들려준, 마음의 상처를 포근히 감싸는 그 느낌. 정말 타고 났다, 이건… 내일 날아올, 계피가 빠진 브로콜리너마저의 신보가 기대됨. 

정바비와의 콤비네이션 때문일까? 세션들의 연주력이 브로콜리너마저보다 훨씬 뛰어나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일까… <샛노랑과 새빨강 사이>, <동거>, <속아도 꿈결> 등 상큼한 노래부터 <가을방학>,<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을 때가 있어> 등의 차분한 노래까지 모든 레파토리가 아주 좋았다. 수변 무대라 운치도 있었고… ‘자칭 인기남’이었다는 정바비의 경험담을 담은 <인기있는 남자애>를 부르다 계피가 빵~ 터진 것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자, 이제 다른 무대로 이동!


메인 스테이지인 ‘Mint Breeze Stage’에서는 ‘2009년 올해의 헬로루키’ 은상에 빛나는 ‘데이브레이크’가 공연중. 연주 참 잘하는 밴드다.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의 단촐한 악기 구성으로 이정도 풍부한 사운드를 보여주긴 쉽지 않다. 제길… 얼마전 처분한 Gibson Les Paul이 생각나누나… 하지만, 확실히… 음악은 좀 평범한 구석이 아쉽…


여기저기 피크닉 하는 사람들은 잠시 쉬는 틈을 타 먹고 마시며 광합성을 하고 있다. 나도 저들 사이에서 판 깔고 먹고 마시고 싶다…하지만 일단, 미사 반주를 위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성당으로…

헐레벌떡(?) 미사 반주를 마치고 오니 일행들이 Mint Breeze Stage에 자리를 잡고 먼저 한 잔중. 메인스테이지에만 들어가지만 않으면 한잔 해도 상관 없음. 단, 스테이지에서는 캔맥주 들고 들어가는걸 제지하던데… 음, 솔직히 잘 이해는 안감. 캔맥주나 플라스틱 잔맥주나 다른게 뭐가 있다고…

하나 짜증났던 점. 유독 KT만 그런진 몰라도, 통신 상황이 드럽게 안좋았다.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던 걸 감안해도, 통화는 커녕 문자도 제대로 가질 않았다. 거의 10초도 넘게 사진과 같은 상태. 맥주랑 핫도그 사러 간 사이 일행에게 보낸 문자는 20분이나 기다려 핫도그와 맥주를 모두 구입해 일행에게 만난 후에야 도착했다. 이런 큰 행사에서는 통신사에서 중계 차량이라도 좀 지원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iPhone 등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대거 몰릴 것 같은 GMF 같은 행사는 특히 더.


아코디언 주자 심성락 옹의 감명깊은 연주가 끝나고, 잠깐 뉴발란스에서 마련한 스테이지에서 ‘디어클라우드’의 공연 후, 드디어 이소라의 공연 시작. <첫사랑> 같은 상큼한 노래를 시작으로한 이소라 밴드의 사운드, 베이스와 드럼이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했다. 

전보다 이소라의 만담(?)이 늘었다. 아마도 자기 감정이 잡힐 때 까지 계속 이야기를 하는 모냥. 노래 내용과도 잘 맞아서 친숙한 선배와 대화 나누며 노래 듣는 분위기. ‘조용한 노래 해야하니 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수변 무대 가서 김C좀 조용히 시켜라’에서 빵 터졌다. ㅋㅋㅋ 근데… 과장된 손짓에 말이 엄청 많은 걸 보니 이렇게 크고 산만한 무대에 엄청 초조했던 모냥… 

앵콜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이제 GMF 2010은 정말로 끝. 지산이나 펜타포트 같은 록 페스티벌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 여기 저기 쉴 곳도 많아서 좋았던 페스티벌. 이제 본업과 밴드에만 집중하자! 땡스 GMF, 땡스 민트페이퍼.

우리 노랫말이 선사하는 가슴시린 아름다움 – 이소라

음악의 3요소, 기억 하시나요? ‘리듬, 멜로디, 화성’… 하지만, 대중가요는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노랫말’입니다. 멜로디를 타고 운율에 맞춰 흐르는 노랫말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전에 알던 내가 아냐 Brand new sound
새로워진 나와 함께 One more round
Dance Dance Dance till we run this town 
오빠 오빠 I’ll be I’ll be down down down down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마지 않는’ 소녀시대<Oh!>입니다. 노래 가사에 우리 말보다 영어가 훨씬 많죠? 어떤 사람들은 ’팝 문화에 익숙한 작사가들의 작품’이라고도 하지만, 사실은 일본 대중가요의 영향 때문입니다. 



俺は車にウ-ハ-を (飛び出せ Highway)
つけて遠くfuture 鳴らす (久しぶりだぜ)




‘Quruli’라는 일본 록밴드의 히트곡 <Highway>의 가사 일부입니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해진 노래죠. 보시다시피, 가사 중간중간에 영어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영어 가사가 적절히 들어가야만 히트한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죠. 
일본의 대중 가요가 한국 보다 한 수 위라고는 하지만, 멜로디나 음악 형식이 아닌 가사 형식까지 굳이 일본 노래를 따라할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 말만 가지고도 충분히 멋진 가사를 쓸 수 있는데 말이죠. 주옥같은 우리말 가사를 쓰는 사람들이 있지만, 최근의 아티스트로 저는 이소라를 꼽고 싶습니다. 이소라는 대부분의 가사를 자신이 직접 쓰는데, 정말 마음이 찡~할 정도로 공감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이소라는 자신의 체험과 생각을 최대한 짜내 마음을 시리게 하는 가사를 쓰기로 유명합니다. 위의 <바람이 분다> 역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노래입니다. 이소라의 쓸쓸한 목소리와 멜로디도 그렇지만, 이노래의 진가는 가사에 있다고 생각해요.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헤어진 연인의 감정이 나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한 문장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이소라의 일곱 번째, 셀프 타이틀 앨범에서도 주목할 만한 곡이 있습니다. 이 노래는 작곡가 이규호가 이소라의 가사에 곡을 붙인 노래에요. 음반 전체 곡에 제목이 없기때문에 보통 <Track 6>이라고 부르는 이 노래는 가사가 참 특이합니다. 

처음에는 뭘 이야기하려 하는 줄 몰랐지만, 여러번 가사를 읽으며 노래를 함께 들어보니 이해가 가기 시작했어요. 어릴적부터 약하고, 친구들에게 따돌림 받고 맞고 살던 노래속 ‘아이’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대한 불안함과 걱정을 표현한 이 노래의 후렴구는 이렇습니다. 

이 가사를 처음 받은 작곡가 이규호는 이렇게 물었대요. “가사가 도대체 뭐야? 발음을 알 수가 없어 진짜…”. 이에 대한 이소라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발음 똑바로 해도 알아듣기 그냥 그래. 그렇게 일부러 써서 그래”…
 
음반 속지에서는 이 가사에 대한 설명을 특별히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만, 역시 뮤지션은 노래로 말해주더군요. 글로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지만, 저 가사를 읽어보시면 좀 느낌이 오실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아니 거기 어디든 나 있는 곳 지금’… 이소라가 말한 대로, 발음으로만 들으면 알아듣기 힘든 말입니다만, 노래 전체를 듣자면 ‘아이’의 불안함과 혼란스러운 외침이 저 혼란스러운 발음의 가사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소라뿐만 아니라, 서정적인 순정만화같은 노랫말을 편안한 내용에 실어 보내는 이한철김민규, 여러번 곱씹어볼 만한 철학적인 내용을 가사로 자주 쓰는 이승열 등 아름다운 노랫말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앞으로 노래 들으실 때, 가사를 곱씹어보는 습관을 기르신다면 또다른 행복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이 포스트는 ‘온한글 블로그’(http://onhangeul.tistory.com) 리포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은 여기’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