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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밤만 되면 모락모락 생각나는 일본 생맥주

‘일본’ 하면 생각나는 술은? 영화 ‘철도원’의 한 장면처럼 눈이 내리는 밤, 자그마한 꼬치와 함께하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사케 한 잔….많은 사람이 ‘정종’ 또는 ‘사케’를 떠올리겠지만,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술은 사실, ‘맥주’다. 좀 오래된 통계이긴 하지만, 1993년 일본인 1인당 91병의 맥주를 마셨다고. 나도 그 정도는 먹은 것 같긴 하지만…

 

일본 맥주는 발포주와 맥주로 나뉜다?

이렇듯 인기 있는 일본 맥주의 맛은 어떨까? 사람 입맛은 제각각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아사히’나 ‘기린’ 등 일본 맥주가 ‘한국 맥주보다도 맛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일본 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보편적으로 맥아의 함량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요것이 발포주

요것이 발포주

요것이 맥주

요것이 맥주

일본의 주류법상, 맥아 사용률이 67% 이상 돼야 맥주로 인정하고, 그 이하의 맥아 함량인 맥주는, 일본에서는 ‘발포주’(発泡酒)라고 부른다. 한국 맥주들은 대부분 발포주 수준으로 맥아 사용량이 낮은 편이라 진한 맛보다는 뒷맛이 남지 않는 깔끔함은 있지만 일본 맥주들은 주로 적당히 바디감 있는 목 넘김과 구수한 향이 특징으로, 확실히 더 맛이 좋다.

신오쿠보 'わたみん家'에서 처음 맛본 일본 생맥주. 아 침나와...

신오쿠보 ‘わたみん家’에서 처음 맛본 일본 생맥주. 아 침나와…

지난 2012년 가을 도쿄 여행에서도, 맥주를 참 많이도 마셨더랬다. 일본의 선술집에서 보통 생맥주 350mL 한 잔이 300엔 정도. 여기에다 장어나 생선회 같은 가격이 비싼 재료가 아닌, 간단한 꼬치나 샐러드류의 안주는 200~500엔 사이다. 맥주 두어잔과 함께 간단한 안주를 곁들인다면 1000엔 정도 드는 셈. 워낙 깔끔하기로 유명한 일본인지라, 생맥주 맛도 깔끔하고 좋더라고. 어떤 곳에서는 생맥주를 자동으로 따라주는 기계를 쓰기도 한다. 아래 동영상 참고

 

일본에서는 이자까야의 바에서 생맥주를 마실 것!

가게 사장(타쿠마 상)이 쐈음

오른쪽에 있는 타쿠마 상이 쐈음

호주 개발자 패트릭과

호주 개발자 패트릭과

그리고, 가급적이면 테이블 보다는 바에 앉는 것을 권한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현지인들과 잔을 나누며 손짓 발짓, 대화를 통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나는 호주 소프트웨어 개발자 패트릭과, 덴마크계 일본인 아르바이트 ‘에디뜨’(그런데 왜 덴마크 인 이름이 에디뜨지?) 함께  신오쿠보의 짱박혀 있는 이자까야 사장 ‘타쿠마’ 상이 울리는 골든벨의 은총을 받기도 했다.

단,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닌 이상 영어나 한국어 메뉴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를 대비해 ‘ビール’와 ‘’ (とり), ‘サラダ’ 같은 간단한 히라가나 또는 가타카나 정도는 기억해 두면 좋다. ‘ビール’는 ‘비루’라고 읽으며, 맥주의 일본어 표현이다.  ‘生ビール’는 ‘나마비루’, 즉 ‘생맥주’다.

기본안주인 간장 사라다와 닭가슴살 꼬치. 간장사라다는 좋았는데... 저 위에 뿌려진 다시마가 엄청 짰음

기본안주인 간장 사라다와 닭가슴살 꼬치. 간장사라다는 좋았는데… 위에 뿌려진 다시마가 엄청 짰음

’ (とり)는 ‘도리’라고 읽으며, 메뉴판에서는 주로 ‘’을 뜻한다. ‘燒鳥’는 ‘야키도리’, 한자대로면 닭 구이인데 실제로 우리가 자주 맛보는 닭꼬치다. ‘サラダ’는 ‘사라다’. 무슨 안주가 나올지 불안하다면 이정도만 알아둬도 ‘정체불명의 안주’를 먹을 일은 없을 거다.

생맥주는 어딜 가도 맛나니 그냥 고민할 필요 없이 마시면 된다. 단,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계산서는 온전히 니 책임. 이제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나라’가 됐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때 일본 도쿄에서 마셨던 고소하고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구나.   //Keep Rockin’

암사동 생맥주 갑! ‘요리주가 당당당’

요즘 진짜, ‘마이’~ 피곤하다. 이래저래 야근도 많고 개인적으로도 좀 바쁜 일이 있고… 빨리끝나면 9~10시, 좀 늦으면 뭐 12시 넘기는 일은 허다하니까… 집에 후딱 들어가서 자는 것도 좋지만, 찌뿌드하고 왠지 좀 허무할 땐 맥주 한 잔 하며 지인들과 수다를 떨다 보면 없던 힘도 팍팍 나는 것 같다. 요즘 동네에 작은 이자까야가 하나 생겨서 거길 자주 간다. 이름도 특이하다. ‘요리주가 당당당‘.

암사역 3번출구를 나와, 국민은행 방향으로 조금 걸어 ‘청진동 해장국’을 끼고 우회전하면 ‘당당당‘의 간판을 볼 수 있다. ‘마루‘를 뜻하는 ‘‘자 세 개… 당최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좀 당당해 보이고 막 그러네?

늦은 밤, 가게에 들어서니 얼마전 내가 당당당 데리고 와 맥주 사준 꼬맹이들이 얼큰히 취해있다. 첨에 이 가게에 왔을땐, 왠지 모를 맥빠지고 심심한 분위기가 좀 생경했는데… 몇 달 다니다 보니 이제는 맘이 편해진다. 사장님이 재즈 팬이라, 가끔 사람들 없을때 이곳에서는 칙코리아나 웨더리포트, 마일스 데이비스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는 호사를 부릴수도 있음. 

12시가 넘었지만 부르면 제깍 달려와 주는 고마운 후배들. 다들 맺힌게 많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녀석들을 기다리다보니 기본 안주가 먼저 나왔다. 오늘은 후추와 치즈 파우더를 뿌린 방울 토마토. 어느 날은 우엉칩과 깨소스, 감자 ‘사라다’가 나오기도 하는데, 난 방울토마토가 제일 좋더라고. 기본 안주만 봐도 알 수 있듯, 이곳의 안주는 모두 굉장히 정갈하다. 

이제 후배 녀석들 도착. 다들 찌든 얼굴이지만, 뭐 어때. 불타는 금요일이잖아!? 당당당맥스生 드래프트를 쓰는데, 관리가 잘돼서 그런지 맥주 맛이 그만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강동구에서 이정도의 국산 맥주 맛을 유지하는 곳은 길동의 ‘안녕‘ 빼고는 없지 싶다. 고기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숯불 향이 제대로 밴 돼지숙주볶음도 좋고. 꼬치류가 없는게 좀 아쉬운 점. 국물안주나 튀김류도 좋은 편이다. 

아마 잘은 몰라도, 오늘도 이 정겨운 곳에 들르게 될거 같다. 사장님이 들으면 아쉬운 소리지만, 항상 한 테이블만은 비워져 있으면 좋겠다. 왜냐고? 내가 앉을 자리가 없으니까 ㅋㅋㅋ //Keep Rockin’

덧> 이 리뷰를 올린지 어느덧 8개월, 이제 당당당은 자칫하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확실한 음식 맛과 정취를 자랑하는 ‘암사동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기분 좋고도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