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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을 거닐며 즐기는 음악 한 잔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굉장히 좋아진 것 한가지가 있다. 뭐 내가 그걸 안 좋아한적은 한번도 없었다만, 

그것인즉슨 ‘음악을 듣는 것’이다. 어이없다고? 

아!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만은 아니다.(그러나 사실 그냥 듣는것도 좋긴하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나와, iPhone에 그날 가장 땡기는 아티스트의 음반을 고른 후 ‘임의 재생을 선택한다. 

갑자기 생각 나는 곡이 있다면 그걸 골라도 좋다. 

난 이 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집으로 가는 짧은 시간동안의 음악은, 

하루의 피로를 싸그리 풀어줄 만큼 내게 살갑고 고마운 존재다. 

출근시간에야 늦지 않으려 잰걸음으로 타타타탁 가기 일쑤지만, 

퇴근시간 만큼은 자연스럽게 천천히, 지름길 보다는 빙 돌아가는 길을 택하게 된다. 

지나가다 여유롭게 떡볶이나 오뎅도 사먹고, 단골 커피숍 주인에게 여유있게 눈인사를 하며 천천히 집을 향해 걷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집 앞에 다 왔더라도 듣던 노래가 완전히 끝나지 않으면 괜히 집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Steely Dan – <Gaucho>. 


어딜 가던간에, 목적지까지 걸어 가는 그 시간 만큼은 순수한 나만의 음악 감상 시간이다. 

그 시간을 더 확실히 하기 위해 Shure SE115m+도 질렀… ㅜㅜ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던 중, 아는 사람을 만나거나 누군가 말을 거는게 그다지 반갑지는 않다. 

아무와도 공유하지 않는 순수한 나만의 행복을 뺏기고 싶지는 않거든. 


이제는 가끔 어디를 갈 때나 여행을 할 때 점점 차를 가지고 가는 일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난 이어폰을 끼우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은 채 길거리를 거니는 행복이 너무나도 좋기만 하다. 


Info

Steely Dan ‘Gaucho’ (1980)

언제던가… 지하철 역을 나오며 이 앨범 제목과 동명의 곡 <Gaucho>를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너무 아름다워서…
도널드 페이건(Donald Fagan)과 월터 베커(Walter Becker)의 재즈 록 밴드 ‘Steely Dan’의 통산 일곱 번째 정규 앨범.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밸런스로 녹음된 앨범’이라는 평. 주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Shure 인이어 타입 같은 이어폰이나 짱짱한 스피커로 들으면 제프 포카로(혹은 스티브 갯)의 고스트 노트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밸런스가 정말 기가막힘. 

“Babylon Sisters” – 5:49

“Hey Nineteen” – 5:06

“Glamour Profession” – 7:28

“Gaucho” (Becker, Fagen, Keith Jarrett) – 5:30

“Time Out of Mind” – 4:11

“My Rival” – 4:30

“Third World Man” – 5:18